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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프로파일링 드라마 '시그널' v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전개방식, 등장인물, 메시지

by 영화 드라마 리뷰어 cosy 2025. 9. 12.

시그널

 

한국 드라마에서 ‘프로파일링’을 주제로 한 작품은 꾸준히 제작되어 왔습니다.

특히 <시그널>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깊이 있는 스토리와 인물 심리를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두 작품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범죄를 다루며, 한국 범죄 드라마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작품을 비교해 보고,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토리 전개 방식의 차이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기를 매개로 한 ‘타임 크로싱’ 형식의 범죄 수사극입니다. 과거 미제 사건을 현재에서 재조명하며, 시간의 벽을 넘나드는 독특한 서사가 큰 강점입니다. 반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되는 과정을 다룬 실화 기반 드라마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수사 기법의 발전을 차분히 보여주는 전개를 취합니다. 전자는 사건 해결의 긴장감과 스릴이 강조되는 구조인 반면, 후자는 인물의 내면 심리와 사회적 맥락을 조명합니다. 특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범죄자를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돋보이며, 범죄의 배경과 원인을 깊이 파고듭니다. 이러한 전개 방식의 차이는 드라마의 몰입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시그널>은 매회 반전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서서히 쌓아가는 정서적 공감과 현실감으로 시청자의 깊은 사유를 유도합니다.

 

 

 

등장인물과 감정선 비교

두 드라마 모두 주인공의 감정선이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요소입니다. <시그널>의 박해영(이제훈 분)은 어린 시절 누나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형사가 되어 과거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칩니다. 그는 정의감이 강하지만, 체념과 분노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반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송하영(김남길 분)은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책하는 인물로, 그의 내면적 고뇌와 공감 능력이 극을 견인합니다.

<시그널>의 캐릭터는 시간과 사건에 휘말리는 수동적 성격이 강한 반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송하영은 능동적으로 범죄와 마주하고, 끊임없이 사회와 범죄자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합니다. 이처럼 두 주인공의 성격과 감정선은 각각의 드라마 색깔을 명확히 구분짓는 요소이며, 시청자와의 감정적 연결 고리로 작용합니다.

 

 

 

현실 반영성과 메시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1990년대 실제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당시 수사 방식의 한계와 언론·사회의 반응까지도 현실적으로 담아냅니다. 이는 시청자에게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 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성찰을 유도합니다. 특히 프로파일링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의 혼란스러움과 변화 과정을 통해,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과 수사기관의 고뇌를 사실감 있게 전달합니다.

반면, <시그널>은 현실성과 픽션이 조화를 이루며, 미제 사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판타지적 요소(무전기와의 교신)를 통해 극적 장치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현실 고증보다는 드라마적 재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범죄의 본질과 피해자의 고통, 수사기관의 역할에 대해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특히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책임과 구조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시그널>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뛰어난 범죄 드라마입니다. 전자는 스릴과 반전의 연속 속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며, 후자는 인물 중심의 감정선과 실제 사건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만약 ‘몰입감 있는 전개’와 ‘장르적 재미’를 원한다면 <시그널>이, ‘현실 기반의 깊이 있는 심리 묘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원한다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더 몰입감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장점을 이해하고 시청한다면, 두 드라마 모두 한국 프로파일링 드라마의 대표작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